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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파라 생활 2015년 6월 2일 스리랑카



어제 오후나절에 비가 세차게 왔다 나있는동안 암파라에 바람이 세게 분적 없었는데 천지분간이 안되고

배란다로 빗방울이 들이칠정도로 비바람이 거칠게 불었다 여기까지는 '달아오른 낮의 열기를 달아오르게 한것만큼이나 

강한 랑카식 열정으로 식혀주는가 보다' 라고 가볍게 생각했는데 문제는 정전이 되어버렸다 


암파라의 경험상 이런식으로 정전이 된다면 최소 다섯시간 정도... 비는 그치고 다시 더워지는데 숨이 턱에 차오른다


정전이 네시부렵 시작되었으니 오늘 저녁은 기약이 없다 이렇게 대책없이 더운 암파라에서 선풍기 없이 샤워하느니

그냥 누워서 깔딱 깔딱 버티는게 좀더 낫다 샤워가 주는 청량감은 10분이면 사라지고 덜마른 머리에서 상쾌하지 못한

향기가 나기 쉽상이다 


노트북을 쓰던중에 정전이 되었기때문에 한시간정도는 별 감흥없이 지나갔다 더욱이 아직 해가 지지않았기 때문에 

정전이라는 두려움이나 불안감이 덜하다 시간이 지나고 노트북 배터리가 끝나고 핸드폰을 잡는다 애매한 50퍼센트정도....

가뜩이나 낡은 핸드폰은 한시간도 못버티고 꺼져버린다 해가 저물었기때문에 빛이 필요하다 코이카에서 보급으로 나눠준

태양열 전등을 침대에 켜두고 보조 노트북을 켰다 코미디 빅리그를 보려고했는데 엊그제 콜롬보를 다녀오면서 충전을

안했다 배터리 9프로... 코너 두개보고 접을수밖에 없었다 외부세계와 단절되고 모든 전자기기가 멈출때

비로소 시간과 공간의 방이 열리게된다 덥다 정말 더운데 할수있는것이 책읽는것밖에 없다 


책장에서 사랑하거나 미치거나 라는 책을빼들었는데 솔직히 책의 내용은 하나도 머리에 안들어온다 

이런 시간을 보내는데는 잠드는것이 제일 좋지만 이미 그제 밤버스를 타고 새벽에 도착했기때문에 수업을 마치고

집에와서 낮잠을 자버렸다 다시금 책에 집중할수밖에없다 고흐가 어땠고 고갱이 어땠고 화가들의 일상을

작가의 상상력으로 각색한 내용의 책이었는데 감흥이 없다 그냥 기계적으로 눈을 돌리고 책장을 넘겼다


문제는 이러한 와중에도 무언가를 먹어야 한다는것이다 물론 전기와는 무관하게 가스는 되니까 계란과 소세지를

삶아먹고 대충 마무리 지을까 생각도 해보았지만 오늘 저녁메뉴는 오늘점심으로 소세지빵을 먹을때부터

소세지 야채볶음에 밥상추쌈이 저녁 메뉴였다 물론 누가 정해준것은 아니니까 마음대로 바꿔도 되는 메뉴지만

정말 불필요한 고집을 나에게 부렸다 "소세지 야채볶음 , 상추쌈이 아니면 밥을 먹지 말자 전기는 언젠가 들어온다"


책장을 넘기다가 벽을 만졌는데 아까 비때문에 벽은 그래도 뜨겁지는 않았다 (작년에도 몇번 이런 시간과 공간의 

방에 갇혀있던 적이있었는데 그때는 비도 안와서 벽에서 후끈후끈 열기를 내뿜고있었다) 답답한 마음에 배란다로 나아가서

담배를 한대 피워물었다 확실히 배란다가 방안보다 시원하다 푸념섞인 긴 담배연기를 내뿜다가 "내가 과연 이렇게도

열정적이고 뜨거운 존재" 였는지 스스로 생각하지니 웃음이 났다 그래 ....긍정의 힘이라 스리랑카를 이겨내는 가장큰힘이 

바로 긍정의 힘이지 싶다 


침대로 돌아와 갈증을 느꼈다

손전등을 들고가서 냉장고를 열었는데 불이 켜진다 

나지막한 탄식...

먹고 자는게 아니라 버티는게 어려운 하루 였다

밥먹고 시계를 보니 열시가 넘었다 하루 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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