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개도국에 핸드폰을 가져가면 돈이 된다는 이야기는 오래전부터 들었던 이야기다. 스리랑카에 있을때에는
집주인 아들과 아들친구가 나에게 찾아와서 핸드폰 장사를 권유했지만 그당시 순진(?)했던, 그리고 아쉬울것이 없던나로서는
무척이나 성가시고 귀찮기만 한 일이었다
본격적으로 중고 핸드폰에 눈을 뜨게된계기는 언제인지 명확하지 않다. 다만 호주시절부터 지역 주민들을위한 중고거래 -정보
커뮤니티에 가입하며 지역정보를 얻거나 중고물품거래를 즐겨했었으며 이걸 스리랑카에서도 했었고 우간다에서도 했었다.
그당시에는 주로 구매자의 위치였는데 구매는 언제나 그렇듯 던져보고(?) 맞으면 사고 안맞으면 안사면 그만이었다
이런식으로 쌓은 경험으로 페이스북에 몇가지 키워드로 검색하면 동네 규모에따라 판매 그룹이 반드시 존재하는것도
알게되었고 그 운영방식이 가입신청을 받아서 가입하는곳도 있고 자유롭게 운영되는곳도 있는 천차만별인걸 알게되었다
페이스북 판매그룹 페이지를 열면 가입한 모든 그룹에서 올린 판매 포스팅이 뜨게되는데 나라별로 가격대와 포스팅을 적는방법이
천차만별이다 이렇게 다른 권역대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뜨는 물건들의 가격대를 보면서 나라별 시세를 보고 "보편시세"에 대한
감을 찾으면서 자연스럽게 네팔을 준비했던것 같다
2019. 3. - 가능성
현지 시세는 이미 가입한 페이스북 중고 페이지에서 어렵지 않게 확인할수 있었다. 어떤제품이 얼마정도에 거래가 되는지는
한시간정도의 검색으로 자료정리가 되었으며 물건을 구하는 사람의 물건요청 포스팅 시세와 판매하는 사람의
판매가의 접점을 유효 판매가격으로 설정했다 판매 포스팅에 많은 댓글이나 좋아요가 달릴수록 시장에서 통용되는 유효가격으로
판단했다. 포카라 페이스북 중고판매 그룹은 다섯개나 되었으므로 현지 유효가격조사는 크게 어렵지않았다
반면 한국에서의 시세확인이 조금 어려웠는데 한국시세는 중고나라를 이용할수밖에 없었다 핸드폰 수출업자 커뮤니티는
나같은 초보 보따리 상인들에게 호락하지 않았고 굉장히 폐쇄적인 느낌을 많이 받았다(시세 자체가 비밀이다)
중고나라에서 거래되는 핸드폰은 실물검수가 어려우므로 가격대만 확인하고 실물구매는 용산에서 구매했는데
지금생각해도 쌍욕밖에 나오지않는 악덕업자를 만났다 수업료라고 위안하기에는 너무나 뼈아픈 불찰이다
갤럭시 S7엣지 4대와 S8 1대를 샀는데 7엣지 한대를 제외하고 전 제품 액정잔상 제품이었으며 그나마 한대는 심카드마저
인식을 하지못했다. 어두운곳에서 액정잔상 확인이 쉽지않다는 기본적인 확인사항 미준수를 떠나 아예 "한국은 선진국이니까
뒷통수를 치지않겠지" 라는 막연한 믿음이 있었던것같다 그리고 난 그 믿음에 스스로 당했다
세번이나 검수했다며 입에 침을 튀기는 용산 폰팔이한테 당하고나서 열받은걸 생각하면 아직도 머리가 지끈거린다
무튼 당시 내가 꿈꾸던 장밋빛 미래는 이랬다 S7 엣지 현지 판매가 역시 한국구매가와 10만원 이상 차이가 났기때문에
성공적으로 판매가 된다면 네팔에 이용하는 남방항공 왕복항공권 40만원은 물론이요 여분의 금액까지 생기게되는
그야말로 남는 장사가 분명했다
문제는 환승이었는데 중국공항은 굉장히 스트릭한 규정으로 캐리어내 배터리를 다잡는다 다만 나는 두개의 캐리어에 분산하는
방법을 통해서 통관문제를 해결했으며 네팔공항에서는 특별한 검사나 제지는 받지 못했다 (등산객 포스가 중요하다)
포카라에 짐을 풀고 슬슬 판매하기 시작했고 일주일만에 모두 팔았다 물론 개중에는 핸드폰 검사를 할줄아는 친구를 데려와서도
잔상을 못보고 산 친구도 있었고 잔상을 보고도 구매한 친구도 있었지만 S7은 어쩔수없이 오래되면 잔상이 생길수밖에 없는것을
인터넷보고 나중에야 알게되었다
- 3월 판매에서 깨달았던 특이점
네팔사람들은 시간약속을 정말 안지킨다 오토바이를 타고 배달을가면 최소 20분정도씩은 기다려야했다 최대 30분까지
기다려본적이있다 (투미닛이면 10분, 텐미닛이면 20분 이상이다)
아무리 친한친구라고 해도 커미션을 챙겨먹는 경우가 있었다 판매가가 2만5천루피였는데 나에게 커미션으로 천루피를 요구했다
물론 판매가는 2만6천루피가 되었다
2019.5 - 혼돈
첫판매를 마치고 핸드폰판매가 너무 좋은기억이 되었다 심지어 한국에 들어가자마자 찾아가서 갈아마셔버리겠다던 용산 폰팔이도
겸허하게 용서하기로 했다 장기여행에서 핸드폰을 안파는 사람이 신기하게 느껴질 정도였고 특히나 주머니 가벼운 배낭족들에게
좋은 방법이 될거라고 생각했다 특히 S8을 포카라 부잣집 도련님에게 팔았는데 그역시 20분 늦게 약속장소에 도착했지만
서비스로 가져간 충전기를 거절하는 그 멋짐과 가격을 흥정하지않고 바로 제값을 주는 멋짐에서 "아 이번에는 플래그 쉽이다"
라는 역대급 오판을 하게된다
현지 판매페이지에서 갤럭시 S9판매 가격은 한국 매입가에 두배이상이었다 초반비용이 들더라도 크게남길수있다고 오판했다
이번에는 한국중고 업체선정에 심혈을 기울여야 했는데 강서구에 위치한 업체를 중고나라에서 찾았다. 굉장히 좋은 인상이었는데
역시 폰팔이는 폰팔이..... 액정에는 문제가 없었지만 터치불량, 배터리 스웰링등 네팔에 오자마자 터져버린 폭탄박힌
제품을 판매했다
네팔에서 자리를잡고 판매 페이지 포스팅을 시작했는데 반응이 시원치 않았다 마진율 조정이 필요했다 2차에 걸쳐 마진조정을
했는데 결국 10만원 초반 S7 마진과 30만원초반 S9 마진이 비슷해져버렸다 그나마다행인건 마진조정을 통해서 판매가
수월해졌다는점이다
- 5월 판매에서 깨달았던 특이점
다시 네팔에 핸드폰을 들고오면 성을 바꾸기로 스스로 세번정도 다짐했다
첫번째 판매와달리 두번째 판매부터 편의를 위해 주거지를 공개했는데 덕분에 판매한지 일주일이 지난 물건에 문제제기를 하면서
환불을 요구했고 결국 해주고야 말았다 나중에 수리센터에서 오픈한결과 충격에의한 파손 (떨어트림) 이 주원인이었다
이 환불을 두고 많은 고민을 했는데 이곳에서 문제를 일으켜봐야 좋을게 없기때문에 그냥 해주기로 했다. 구매자에게 입장바꿔서
한국사람이 네팔사람에게 중고물품 구매하고 일주일만에 환불되겠냐고 물었을때 그사람은 대답을 못했다
S9도 배터리 스웰링이 생겼다 폰팔이가 분명히 S10 기변제품이라 문제가 없다고 했는데 스웰링이 생겨서 추가수리비용이 발생했다
네팔사람들역시 스리랑카 사람과 마찬가지로 흥정에서 "라스트 프라이스" 내지는 "파이널 프라이스"에 익숙한데 판매하는 사람을
돈이 급한사람으로 인식하고 약자를 더 괴롭히는 느낌마저 준다 이를테면 "나는 얼마밖에 없으니 팔테면 팔고 말려면 마라"
이런식인데 대꾸 안하고 가만있으면 알아서 본래가격으로 올라오는 경우가 대부분이므로 쓸데없이 힘뺄 필요가 없다
포스팅에 픽스프라이스 넣을 필요가 없을정도로 깎으려고 든다 알면서도 물어보면 두배로 열받는다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보면
나도 그렇고 내가 이번에 구매한 중고 가구 업자도 그렇고 잔잔히 이야기하다가 시간지나고 말이쁘게 하면 다 깎아주게되어있다
물건 흠잡으려고 하는놈들이 꼭 있다 가격대가 가격대인만큼 새제품일수가 없고 한국제품이므로 네팔에서 무상 수리가 힘들고
용량 큰거 가져와봐야 가격이 비싸지므로 기본용량을 파는거고 그 모든걸 감안해서 가격을 결정하였음에도 모두가 아는 이
사실을 다시언급하므로서, 특히 "왜 박스가 없냐?" 라는 말을 들었을때 ..아 역시 네팔 중고나라는 오늘도 평화롭다는걸 깨닫고
폰팔이는 그리고 중고거래는 어딜가나 이렇게 어렵다는걸 다시금 깨닫고 그냥 체념하기로했다
사실 이전에 현지에서 폰장사를 오래하신 분이 있었고 네팔에 거점을 두고 한달에 한번 크게(?) 왕래하면서 짭잘한 수입을
올린걸로안다 그런데 그분이 근래에 영업을 안하면서 무슨일인지 궁금했었는데 금번의 5월판매로 깨닫게 되었다
네팔인과의 거래는 정말 힘들다 나름 개도국 짬밥 자부했는데 아닌건 아니지 싶다
마무리 지으며
지역 커뮤니티 (판매, 정보, 외국인 생활관련)가 있고 매우 유용함에도 불구하고 알면서 안가르쳐준 교민들이 있었다 어차피 시간
지나면 모두가 알게될 정보를 마치 첩보인양 통제하려고 드는 그 사람들이 참 안타까웠다
네팔 그리고 개도국에 핸드폰 판매를 하려고하시는 분에게 나의 경험담이 쓸모있는 자료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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