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포카라 홍텔입니다
저는 네팔 포카라에서 살면서 상추농사를 짓는 사람 혹은 게스트 하우스를 운영하는 사람 정도 되겠습니다
요즘 봉쇄(락다운) 걸려서 인도네팔 아주 아주 아주 정신이 없구요 저역시 한국행 특별기를 탑승하기위해
카트만두로 와있습니다 (대사관에서 들어가라고 했어요!)
참고로 락다운이뭐냐면 길에 아무도 못다니게 하는 그런겁니다...한국이 새삼 선진국인걸 느끼고있습니다
뉴스보면 나오는데요 네팔 인도에서는 경찰들이 길목 길목 지키고있다가 방망이로 빠따를 친다거나 기합을 줍니다
외국인은 오늘(4월3일)까지 카트만두로 무조건 올라와야 했어요
내일부터는 외국인도 빠따친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포카라 성당입니다 네팔 제2도시 포카라에 하나밖에 없는 성당이구요 성당이 좀 이쁜건 일본 건축가가 3년동안 직접
손수 지어서 기부하고 갔습니다 오른쪽으로 잘보면 온상이 있구요 왼편에 성모상은 최근에 만든건데 전 돈을 두번내서
이름이 두번들어가있습니다 (농담아님 자랑아님 심지어 대리석)




원래 이 상추밭 부지는 정글이었습니다 건물을 지으려다가 어그러져서 정글로 남았던 땅이었어요
그런데 놀리기 아까워가지고 트레킹 오신 한국분들 + 대학교 봉사단+ 장기체류하면서 심심했던분 + 코로나로 발목이
묶인분 모두 모두 꼬셔서 여기오게 한다음 돌을 줍고 밭을 일구었습니다
밭에는 청상추 적상추 쑥갓 실파 고수 열무 청경채 를 심어서 키우고있고 호박은 원래 코로나 없으면 심을려고했는데
이제 언제 심을지 기약이 없네요 ....
원래 이 야채들은 포카라에있는 한국식당에 납품을 해서 돈을 만들고 그돈으로 빈민가 아이들 밥을 먹이는데
원래 이 야채들은 포카라에있는 한국식당에 납품을 해서 돈을 만들고 그돈으로 빈민가 아이들 밥을 먹이는데
사용되었어요 네팔사람들은 놀랍게도 상추를 볶아먹거든요
그런데 코로나19(라고 적고 천하에 쳐죽일 XX)가 오는바람에 모든 식당이 문을 닫았고 상추는 자라는데 빈민들은
먹을게 없는 상태가 되었습니다 그런데 또 경찰이 골목다가 빠따를 후두려 치는바람에 함부로 배달을 할수도
없었어요 코로나에 걸려죽나 아니면 굶어죽나 고르라고 하면 누구나 코로나에 걸려죽는걸 택할거라고 생각합니다
배고픔은 무엇보다 고통스럽다고 생각해요 고민끝에 큰맘먹고 오도바이 시동걸었습니다

포카라 공항근처 빈민가에 상추 배달을 왔습니다 해피홈(어린이 보육시설) 매니저인 어제이 군이 상추를 분배하고
있습니다

상추를 받고 좋아하는 동네 할매와 아이들...아 쌀을줘야되는데... 상추를 줘가지고 맴이 많이 아프네요
상추는 볶으면 양이 확 줄어요...

포카라는 봉쇄되었기때문에 감금된 외국인들에게도 싱싱한 상추를 무료로 나누어줍니다
잠시 포카라를 떠나신 수녀님의 뜻이 "가능한 많이 나누라" 였기 때문입니다
아! 드디어 로얄 엔필드가 등장했군요!! 오토바이까페에서 의도치 않은 밀땅을 했습니다

사회필수인력으로 구분되는 경비원이나 마트 점원분들에게도 상추를 나누어줍니다 한 삼일정도 오토바이타면
경찰들 어디서 모여있는지 알고 몇시에 모이는지 대충 각이 옵니다 중요한건 랜덤으로 순찰도는 기동순찰팀을
잘 피해야 됩니다

상추배달가다가 문득 "아 내가 이렇게 멋진곳에서 매일매일 라이딩을 하고있구나" 하면서 감탄할때가 하루이틀이
아닙니다 16년식 로얄엔필드 중고로 구매했습니다만 서남아시아(인도 네팔 스리랑카외)에서 로얄엔필드는
할리데이비슨 급이고 여기에 상추를 배달하는것은..마치 한국에서 할리데이비슨에 배추나 무를 배달하는.....
저도 원래 상추장사 잘되면 스쿠터 하나사서 알바쓸라고 했던 원대한 꿈이 있었드랬습니다
세상이 슬픈만큼 자연이 아름다워 지고있는것같아요 공존할순 없는걸까요

원래 납품으로 상추주고 돈받아야되는데 무료로 막퍼줍니다 수녀님의 뜻입니다
가게와 주거지가 따로인분들은 집으로 찾아가서 신선한 야채를 배달해 드립니다
아직 지난겨울 눈사태 가족들도 포카라에 있고 남아있기로 결정한 한국분들이 많아요
이렇게 하루에 잔잔바리로 시내바리 달리면 50키로정도 달리는것 같습니다
가다서다 반복해서 연비 증말꽝이에요 세상에 누가 엔필드에 캐리어달아서 상추를 배달하겠습니까 대체

오늘자 포카라 시내입니다 포카라를 떠나오면서 가장 힘들었던건 언제 돌아오지 모른다는 부표같은...

원래 오토바이도 아는형한테 보관을 부탁했는데 택시가 운행안해서 아침부터 캐리어 하나하나를 오토바이에
싣고 달렸습니다 아무도 없는 거리에 스로틀을 끝까지 땡기면 참 시원합니다
치우지않은 낙엽과 진흙은 좀 을씨년 스럽기도 하구요
상추는 이제 16년식 엔필드350 트윈스파크 모델에서 12년식 싱글스파크 모델로 바톤터치합니다
(근데 오토바이에 캐리어 없다고 배달은 제걸로 한대요..그리고 제꺼 트윈스파크이긴한데 두번째 플러그는 기름탱크
들고 갈아야되서 정비소 아저씨가 귀찮다고 그냥 줄을 짤라버렸어요)
언제다시 돌아갈수있을까요?
2종소형있으신분들 포카라 오시면 상추배달이나 좀 하고가세요 (의외로 재미있음)
여러분의 평화를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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